김해독서대전이란 무엇인가
김해독서대전은 경남 김해시에서 매년 가을에 열리는 대규모 책 축제이다. 독서문화 확산을 목적으로 시작된 이 행사는 이제 단순한 책 전시회나 판매 행사를 넘어, 시민들이 함께 책을 매개로 소통하고 문화적 교감을 나누는 살아있는 축제의 장이 되었다. '책을 읽고, 만나고, 함께 나누다'라는 슬로건 아래 김해독서대전은 남녀노소 누구나 책을 통해 삶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김해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도시다. 가야 문화의 중심지이자 다양한 문화유산이 살아 숨 쉬는 곳인 만큼, 김해독서대전 역시 단순한 독서 장려를 넘어 지역 고유의 문화와 책을 연결하는 데 힘쓰고 있다. 김해만의 정체성과 책이라는 보편적 매개체가 만나는 이 축제는 매년 색다른 테마와 깊이를 지닌다.
행사는 대체로 김해시립도서관과 주요 문화공간 일대에서 열리며, 강연, 북토크, 책 전시, 체험 프로그램, 작가와의 만남 독서 캠페인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시민이 '참여자'로서 직접 책과 독서문화 속으로 뛰어들게 만드는 것이 김해독서대전의 가장 큰 특징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형 독서대전'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기도 했다. 비대면 강연, 온라인 북페어, SNS 인증 캠페인 등을 통해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독서문화 확산을 시도한 것이다. 이는 김해독서대전이 단순히 전통적인 틀에 머물지 않고, 늘 시대 변화에 발맞추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김해독서대전은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와 내용 면에서 성장하고 있다. 이제는 김해 시민뿐만 아니라, 경남 전역 때로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독서인들의 관심을 모으는 전국적 행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김해독서대전의 주요 프로그램과 특징
김해독서대전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책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책을 매개로 다양한 문화적 체험과 소통을 이끌어낸다는 점이다. 특히 해마다 새롭게 기획되는 프로그램들은 참여자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남긴다.
첫째, 저자와의 만남 프로그램
김해독서대전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유명 작가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다. 베스트셀러 작가, 인문학자, 시인, 소설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저자들이 김해를 찾아 강연이나 북토크를 진행한다. 작가의 창작 배경, 작품 속에 숨겨진 이야기 독자와의 소통 등을 통해 책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책 한 권이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지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독서 경험을 뛰어넘는 큰 울림을 준다.
둘째,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
아이들을 위한 독서 체험 부스, 캘리그래피 체험, 북아트(책 공예) 워크숍, 독서 골든벨 등은 어린이와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끈다. 이 체험 프로그램들은 책을 읽는 행위를 놀이처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특히 독서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만든다.
셋째, 독서문화 캠페인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과 연계하여, 특정 도서를 선정해 시민들이 함께 읽고 토론하는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 캠페인은 공동체 전체가 하나의 책을 중심으로 생각을 공유하고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제공한다.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 다른 생각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고 서로의 시선을 이해하는 과정은 독서의 사회적 가치를 일깨운다.
넷째, 도서전과 독립출판마켓
대형 출판사뿐 아니라 독립출판물까지 소개하는 도서전이 열려 다양한 책들을 만날 수 있다. 흔히 서점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독립출판물 소규모 출판사들의 독특한 책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크다. 책을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만드는 과정과 책의 다양성을 체험하는 기회가 된다.
이외에도 '책거리 조성', '북 콘서트', '어린이 그림책 공연', '독서 사진전'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들이 김해독서대전을 풍성하게 채운다. 단순히 책을 읽는 행위를 넘어, 책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이 접근 방식이 김해독서대전의 큰 매력이다.
김해독서대전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
김해독서대전은 단순한 문화 행사를 넘어 현대 사회에서 독서가 갖는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는 장이다. 디지털 시대, 영상 문화가 압도하는 시대에 책은 여전히 우리를 성장시키고, 세상을 바라보는 깊은 눈을 길러준다. 김해독서대전은 이 당연하지만 자칫 잊히기 쉬운 사실을 다시 일깨워준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다른 삶을 이해하는 일이다. 다양한 작가들의 목소리 다양한 독자들의 감상과 해석이 모이는 김해독서대전은 우리가 서로 다른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함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책을 통해 우리는 타인의 삶에 귀를 기울이고 나아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더 깊이 생각하는 힘을 기른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김해독서대전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어릴 때 책과 친해지는 경험은 평생 독서습관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이다. 이 축제를 통해 책이 어렵고 따분한 것이 아니라 재미있고 소중한 친구처럼 느껴진다면 그것은 그 무엇보다 큰 선물이다.
또한 지역 사회 전체로 봤을 때도, 김해독서대전은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시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 문화는 경제발전보다 더 근본적인 도시 경쟁력이다. 책을 읽고, 생각하고 토론하는 시민이 많아질 때, 그 도시는 더욱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김해독서대전은 바로 이러한 변화를 꿈꾸는 출발점이 된다.
마지막으로 김해독서대전은 우리에게 '함께 읽는 즐거움'을 알려준다. 책은 개인적이지만, 동시에 사회적이다. 같은 책을 읽고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된다. 김해독서대전은 그 과정을 가능하게 하는 소중한 공간이자 시간이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도 책을 멀리했던 사람도 누구든 김해독서대전에서는 책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타인을 이해하며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다. 그것이 바로 김해독서대전이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