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 것이다.책을 펼치고도 몇 페이지 읽지 못하고 덮어버리는 순간,
혹은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막막해지는 시간을.이른바 독서 슬럼프.
나 역시 독서를 삶의 일부로 여길 만큼 사랑하지만, 종종 독서 슬럼프라는 깊은 웅덩이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독서 슬럼프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것을.
그리고 몇 가지 방법을 통해 슬럼프를 지혜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것도.
무리하지 않고 ‘쉼’을 허락하기
독서 슬럼프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독서를 좋아한다고 해서 항상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삶에는 수많은 변화가 찾아온다. 일이 바쁘거나, 마음이 불안하거나, 정신적으로 지쳐 있을 때 독서가 쉽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이럴 때 무리하게 책을 읽으려 하면 오히려 독서 자체가 ‘의무’나 ‘스트레스’로 변질되어버린다.그래서 나는 독서 슬럼프를 맞이하면 이렇게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지금은 책을 읽지 않아도 괜찮아."
독서는 어디까지나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행위다.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책을 잠시 내려놓는 것도 필요하다.
가끔은 아무것도 읽지 않고, 그냥 마음이 이끄는 대로 쉬어주는 것이 독서 열정을 되찾는 첫 걸음이 된다.
읽지 않고도 독서를 이어가는 방법
슬럼프 동안 나는 직접 책을 읽지는 않더라도, 책과의 연결을 완전히 끊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 좋아하는 작가의 인터뷰를 읽는다.
● 북튜버나 북블로거들의 영상을 가볍게 본다.
● 서점이나 도서관을 산책하듯 둘러본다.
이렇게 간접적으로 책과 가깝게 지내다 보면, 마음 한 구석에서 다시금 책을 펼치고 싶은 욕구가 싹튼다.
억지로 ‘읽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독서를 향한 자연스러운 갈망이 생기기를 기다린다.
책의 종류와 방식을 바꿔보기
장르를 바꿔 독서의 문턱 낮추기
독서 슬럼프가 길어질 때는, 평소 좋아하던 장르 대신 전혀 다른 종류의 책을 선택해본다.
진지한 인문서를 읽다가 슬럼프가 왔다면, 가벼운 에세이나 짧은 단편 소설로 넘어간다.
때로는 만화책이나 그림책처럼 ‘가벼운 독서’가 슬럼프 탈출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독서는 반드시 무겁고 어려워야 할 필요가 없다.
가끔은 아무런 부담 없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독서 포맷을 바꿔 새로움을 주기
독서를 종이책에만 한정 짓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슬럼프가 왔을 때 나는 종이책 대신 전자책 리더기를 이용하거나,
오디오북을 들으며 독서의 새로운 방식을 시도한다.특히 오디오북은 출퇴근길이나 산책 중에도 자연스럽게 책을 접할 수 있어 부담이 없다.이처럼 포맷을 바꾸면 새로운 자극이 되어 다시 독서의 재미를 되찾을 수 있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읽기 쉬운 책' 선택
독서 슬럼프일 때는 절대 ‘대작’이나 ‘어려운 책’에 도전하지 않는다.대신,
● 짧은 챕터로 구성된 책
● 문장이 간결하고 쉬운 책
● 주제가 친근한 책
을 선택한다.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얇은 책을 하나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독서 리듬이 돌아온다.
나만의 독서 루틴 다시 만들기
독서와 일상을 연결하기
독서가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 때, 독서는 의무가 아닌 즐거운 습관이 된다.
그래서 나는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독서 루틴' 을 새롭게 만들었다.예를 들면,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5분만 책 읽기
● 잠들기 전 스마트폰 대신 책 들여다보기
● 주말마다 카페에서 한 시간 독서하기
이렇게 아주 작은 시간과 공간을 정해놓는다.특히 시간은 길 필요가 없다. "딱 5분만 읽자" 라는 마음으로 시작하면 심리적 부담이 줄어들고, 오히려 시간이 지나며 몰입하게 된다.
독서 기록으로 동기 부여하기
독서 슬럼프를 극복하는 데 독서 기록은 생각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책을 다 읽지 않아도 괜찮다. 몇 장 읽었든, 인상 깊었던 문장 하나를 기록하는 것으로 충분하다.이렇게 독서 기록을 남기면, 내가 책과 여전히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독서 노트에 짧은 메모 남기기
● 인스타그램에 읽은 책 인증샷 올리기
● 독서앱(예: 리디북스, 밀리의 서재) 활용하기
조금씩 기록이 쌓이면, 다시 독서에 대한 자부심과 흥미가 살아난다.
독서 목표를 유연하게 설정하기
마지막으로, 나는 독서 목표를 너무 빡빡하게 설정하지 않는다.
"한 달에 몇 권 읽기" 같은 양적인 목표보다,
"한 문장이라도 마음에 새기기" 같은 질적인 목표를 세운다.
이렇게 마음을 느슨하게 잡으면 독서는 다시 즐거운 친구가 된다.
슬럼프조차 독서의 일부다 독서 슬럼프를 완벽히 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슬럼프는 독서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출발점이다. 읽고 싶지 않은 나를 억지로 다그치는 대신, 잠시 쉬어가며 나를 이해하고, 가볍게, 새롭게, 즐겁게 책을 다시 만나는 방법을 찾다 보면 어느새 독서는 다시 내 삶에 스며든다. 책과의 관계는 강요가 아니라 기다림 속에서 깊어진다. 독서 슬럼프조차, 결국은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이니까.